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로드킬 리뷰: 끝나지 않는 지옥, 인간의 그림자를 마주하다

by 부캐러 2025. 4. 16.

가끔은 길을 잘못 든 것이 아니라, 애초에 그 길이 ‘지옥’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영화 <로드킬>은 단순한 공포나 스릴러 장르를 넘어선, 인간의 죄책감과 망각, 그리고 그 끝에 마주하는 대가를 이야기합니다. 어느 날 깊은 산골짜기에서 눈을 뜬 남자 ‘오광’. 그는 자신이 왜 그곳에 있는지도 모른 채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듭니다. 생존을 위한 탈출극처럼 보이던 여정은 곧 자신이 누군가의 삶을 파괴했음을 깨닫는 죄의식으로 물들어가죠. ‘우리가 저지른 선택은 결국 우리를 따라온다’는 메시지를 가슴 깊이 새기게 만드는 작품.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지옥을 보여주며, 끝내 반성 없는 삶에는 해답도 없음을 조용히 선언하는 영화입니다.

영화 소개

로드킬
영화 로드킬(출처 구글이미지검색)

<로드킬>은 2023년 개봉한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로, 깊은 산골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충격적인 사건을 통해 인간의 죄와 기억,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진실을 조명합니다. 처음에는 낯선 곳에 홀로 떨어진 남자의 생존기처럼 전개되지만, 점차 이 모든 상황이 단순한 우연이 아님이 드러나며 스토리는 서늘한 전환점을 맞습니다. '공포'와 '죄책감'을 엮어낸 서사는 현실적인 공포보다 더 깊은 내면의 공포로 관객을 끌어당깁니다. 특히 인물 하나하나가 가진 과거의 파편들이 교차되며 마지막에는 퍼즐처럼 맞춰지는 구성이 인상적이죠. 무겁고 불편한 주제이지만, 연출은 과하지 않게 감정을 끌어올리고, 대사 하나 없이도 많은 것을 암시하는 시선 처리와 사운드 디자인 또한 몰입감을 높입니다. 단순히 공포를 소비하려는 이들에게는 낯설지만, 인간의 본성과 감정의 뿌리를 탐구하고 싶은 관객에게는 꽤 깊은 울림을 주는 영화입니다.

 

영화 줄거리

로드킬
영화 로드킬(출처 구글이미지검색)

부동산 업자인 오광은 한적한 산골짜기에 위치한 개발지 인근으로 향하던 중, 뜻밖의 사고로 정신을 잃고 낯선 가정집에서 깨어납니다. 자신을 돌봐주는 장 씨 가족은 친절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고, 집 안의 분위기 역시 음산한 기운을 감추지 못합니다. 핸드폰은 터지지 않고, 유선 전화도 고장 난 이곳. 오광은 탈출을 시도하지만 어쩐 일인지 늘 제자리로 돌아오고, 마치 이 마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미로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던 중 그는 장 씨의 딸 ‘소희’와 점점 가까워지고, 장 씨 부인과도 위험한 관계로 얽히게 되죠.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오광은 자신이 과거 이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장본인임을 깨닫게 되고, 지금 이 공간이 단순한 현실이 아니라 ‘속죄를 위한 무대’라는 사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제야 그는 도망이 아니라 마주해야 할 것이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들은 되돌릴 수 없었고, 이 모든 지옥은 오광의 선택들이 부른 결과일 뿐이었습니다.

감상과 느낀 점

로드킬
영화 로드킬(출처 구글이미지검색)

<로드킬>은 극단적으로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합니다. 한 인간의 이기심이 타인의 삶을 어떻게 무너뜨렸는지, 그리고 그 대가가 어떻게 돌아오는지를 아주 서늘하게 보여주죠. 처음엔 오광이 억울한 피해자인 줄 알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가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삶을 무너뜨렸는지 하나씩 드러납니다. 영화는 복수극처럼 보이지만, 결국 가장 무서운 건 외부의 악이 아닌 우리 안의 죄와 무책임이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반복되는 ‘기회’와 ‘회한’은 마치 삶 속에서 우리가 맞닥뜨리는 후회와도 맞닿아 있어, 여운을 길게 남깁니다. 호러 요소보다는 심리 스릴러에 가까우며, 단순한 선악 구도를 벗어나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선택의 후폭풍을 현실감 있게 그려냅니다. 무엇보다도, '정말 내가 누구의 삶을 망가뜨린 적은 없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만드는 영화. <로드킬>은 그렇게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마음에 파문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