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드디어 마약 범죄 영화 <야당>이 개봉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보고 나니 확실히 ‘돈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익숙한 범죄 영화의 공식은 그대로 따라가지만, 그 안에 야당이라는 생소한 소재를 녹여낸 점이 꽤 신선했어요. 영화관에서 팝콘 들고 보기 딱 좋은 그런 스타일이랄까요? 속도감 있고 시원한 전개, 배우들 연기력도 훌륭하고요.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관람이었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 들어가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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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한마디로 ‘마약판을 들쑤시는 브로맨스 범죄 드라마’입니다. 영화는 대한민국 마약 세계의 중심에 ‘야당’이라는 존재가 있다는 설정에서 출발합니다. 야당이 뭐냐고요? 약을 파는 놈, 잡는 놈, 그리고 그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조율하는 제3의 존재예요. 주인공 강수(강하늘)는 과거 억울하게 구치소에 갔다가 검사 간이(유해진)의 눈에 띄어 ‘야당’으로 스카웃됩니다. 둘은 그야말로 환상의 콤비가 되어 실적을 쌓고, 점점 더 거대한 권력의 중심으로 다가가죠. 하지만 모든 영화가 그렇듯, 정점에는 배신이 있습니다. 간이는 출세를 위해 강수를 배신하고, 강수는 폐인처럼 나락에 빠지게 되죠. 약에 중독된 채로 버려진 강수는 복수를 다짐하며 다시 일어섭니다. 그리고 그에게 마음의 빚이 있는 형사, 무너진 배우, 이렇게 셋이 손을 잡고 썩어빠진 권력을 향해 거침없이 돌진합니다. 쫓고 쫓기는 끝없는 싸움 속, 강수는 과연 ‘야당’으로서의 마지막 한방을 터뜨릴 수 있을까요?
감상 포인트
일단 이 영화, 전개가 아주 시원시원합니다. 시작하자마자 액션 빵! 하고 터지고, 캐릭터 설명도 짧고 굵게 들어가요. 영화 초반부터 몰입감이 좋아서 집중력이 확 살아납니다. 특히 강하늘이 연기한 이강수는, 양아치 같은 거친 매력과 동시에 무너지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아주 잘 표현해요. 그리고 유해진 배우, 늘 그렇듯 믿고 보는 연기력. 능청스럽고, 가끔은 섬뜩한 그 간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더라고요. 박해준 배우도 잊으면 안 되죠. 초반엔 그냥 ‘그 형사’ 같다가 중반부 넘어가면서 존재감 확 올라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마약’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자극적이기만 하지 않고 꽤 리얼하게 그려낸 점도 좋았어요. 특히 중독자의 모습이나 폐해가 꽤 사실적으로 묘사돼서, 단순한 범죄 영화라기보단 사회적 메시지도 느껴졌거든요. 물론 뻔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클리셰도 있고, 후반부에 스토리의 긴장감이 살짝 떨어지긴 해요. 그런데도 마지막 도청 장면, 복수극의 쾌감은 아주 제대로 살아 있어서 ‘그래 이 맛이지’ 싶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총평 및 마무리
<야당>은 화끈하고 유쾌한 범죄 영화입니다. 스토리 자체는 눈에 익을 수 있지만, ‘야당’이라는 낯선 개념이 신선함을 주고요, 배우들 연기가 그 구멍을 꽉 메워줍니다. 액션도 있고, 풍자도 있고, 무엇보다 속도감과 몰입감이 탁월해서 보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어요. 사회 비판적 메시지도 적당히 담겨 있어서 단순한 오락영화 이상으로 남는 여운도 있습니다. ‘내부자들’, ‘베테랑’ 같은 사회 고발형 범죄영화를 좋아했던 분들이라면 <야당>은 그 연장선에서 꽤 괜찮은 선택이 될 거예요. 다만 후반부 전개가 약간은 예측 가능한 부분도 있지만, 장르적 재미와 배우들의 연기력, 연출의 에너지 덕분에 그 단점은 충분히 상쇄됩니다. 특히 강하늘의 캐릭터 변화와 중독 묘사는 인상 깊었고, 유해진과 박해준의 대립 역시 꽤 묵직하게 남습니다. 또한, 현실에서 있을 법한 권력의 거래, 출세를 위한 타협, 버려지는 인간들의 서사가 마냥 영화 같지만은 않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 점에서 <야당>은 단순한 액션 활극이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의 이면을 은근히 들춰내는 영화이기도 하죠. 요즘 마땅히 볼만한 영화 없어서 고민이라면, <야당>은 꽤 괜찮은 선택이 될 거예요. 개인적으로는 ‘베테랑’이나 ‘내부자들’ 이후 이런 장르에서 이 정도로 잘 빠진 영화, 오랜만에 본 것 같아요. 팝콘이랑 콜라 챙겨서 시원하게 한 판 보고 나오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익숙한데, 묘하게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