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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 혼돈과 욕망의 블랙홀 속으로

by 부캐러 2025. 3. 29.

“진짜 이렇게까지 막장일 수 있나?” 하고 보다가 어느새 빠져들어버린 영화, '아수라'입니다. 누가 착한 사람이고 누가 나쁜 사람인지 구분도 안 되고요, 그냥 다 같이 미쳐가는 이야기입니다. 근데 그게 또 묘하게 끌려요.

 

영화 소개 - 그냥 마음 단단히 먹고 봐야 하는 영화

아수라
영화 아수라(출처 구글이미지)

 

2016년에 개봉한 김성수 감독의 ‘아수라’는 말 그대로 혼돈 그 자체예요.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까지 배우 라인업만 보면 기대 안 할 수가 없는데요, 내용은 더 어마어마합니다. 정의는 사라지고 욕망만이 판치는 도시 '안남시'를 배경으로, 인간의 밑바닥을 들춰보는 이야기예요. 제목부터 ‘아수라’잖아요. 싸움과 분노, 탐욕에 찌든 존재를 뜻하는 말인데요,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딱 그렇습니다. 경찰도, 시장도, 검찰도 하나같이 다들 선 넘은 캐릭터들이고요. 누가 더 나쁜가 경쟁하는 느낌이랄까요.

 

줄거리 - 착한 사람은 없고, 지옥만 남은 도시 안남

 

아수라
영화 아수라(출처 구글이미지)

 

안남시의 시장 박성배(황정민)는 도시 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있는 인물이에요. 시장이라기보단 범죄 조직의 두목에 더 가까운 느낌이죠. 그리고 그의 오른팔처럼 움직이는 형사 한도경(정우성)은 아내의 병원비 때문에 시장의 더러운 일에 손을 담그고 있습니다. 그러다 검찰에서 박 시장을 잡으려고 도경을 회유하기 시작하고, 도경은 딱 샌드위치 신세가 됩니다. 양심과 현실 사이에서 치이면서 점점 몰려가요. 여기에 도경을 따르던 후배 형사 섬모(주지훈)가 끼어들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꼬이고, 모든 인물들이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향하게 됩니다.

 

감상 후기 - '진짜 이렇게까지 가?' 싶은데, 그게 또 강렬해요

 

아수라
영화 아수라(출처 구글이미지)

 

처음엔 “이거 너무 과한 거 아닌가?” 싶었어요. 욕설이 막 쏟아지고, 폭력도 너무 리얼해서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근데 이상하게 눈을 못 떼겠더라고요. 보고 나면 기분은 꺼끌한데, 이상하게 계속 생각나요. 정우성 배우는 여기서 정말 이미지 파괴 제대로 했어요. 반듯하고 멋진 모습은 없고, 피곤에 절고 멘탈까지 무너진 형사로 나옵니다. 황정민은 말해 뭐해요. 그냥 ‘박성배’ 그 자체입니다. 너무 잘해서 무서울 정도. 주지훈 배우도 인상 깊었어요. 초반엔 순수한 후배였던 섬모가 점점 타락하면서 눈빛이 바뀌는 장면이 소름이더라고요. 누가 착하고 누가 악한지 도무지 모르겠는 인물들이 얽히고설켜가며 몰입감이 장난 아닙니다.

 

감상팁 - 그냥 '밝은 거 보고 싶은 땐 피하세요'

 

-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요: 착한 사람 하나 없이 다 회색빛 캐릭터들이라 오히려 더 현실감 있어요. 누가 더 나쁘냐 따지는 것도 의미 없더라고요.

- 리얼한 욕설과 대사: 초반엔 정우성의 욕설이 어색했는데, 보다 보니 오히려 그게 현실 같았어요. 꾸며낸 대사가 아니라 진짜 현실에서 들릴 법한 말들이라 더 몰입돼요.

-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 영화 내내 화면이 어둡고, 음악도 침울하고, 숨통 트일 데가 없어요. 그런데 그게 또 이 영화만의 분위기를 만들어줘요.

- 현실과 다르지 않은 세계관: 정치와 조직폭력, 부패, 비리… 어디서 많이 본 얘기 같아서 더 소름. 영화인데도 현실보다 더 현실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기승전결 없이 내려가는 감정선: 보통 영화는 중간에 한번 웃기거나 쉬어가는 타이밍이 있는데, 아수라는 그런 거 없어요.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곤두박질이에요.

- 잔인하지만 중독성 있는 스토리: 폭력적이고 불쾌한 장면들이 많지만, 이상하게 계속 보게 되는 힘이 있어요. 보고 나면 “아 힘들다. ” 하면서도 또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도 있어요.

 

결론 -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이야기

‘아수라’는 절대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에요. 끝까지 보고 나도 개운하지 않고, 오히려 찝찝한 기분이 오래 남습니다. 그런데 그 찝찝함 속에 뭔가 진짜가 있어요. 우리가 사는 세상의 뒷면을 슬쩍 들춘 느낌이랄까요. 어디까지가 영화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경계가 모호해질 정도로 리얼한 이 작품은, 때론 영화가 아닌 다큐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보는 내내 “이건 너무한데…” 싶으면서도, “근데 저럴 수도 있겠지”라는 생각이 드는 게 무서운 지점이고요. 결국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하나 같아요. '당신은 어디까지 타협하며 살 수 있나요?' 그리고 그 질문이 마음 한구석에 오래도록 남습니다. 추천이냐고요? 네, 단 조건이 있어요. 기분 좋고 상쾌한 영화 찾는 중이라면 다음 기회에. 근데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 그리고 부패한 시스템 안에서의 생존 이야기에 관심 있다면, 이건 정말 후회 없을 영화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대사, “이렇게 될 줄 알았어요.” 이 말이 주는 무게, 보고 나면 아실 거예요.